언제부터인가 제값 주고 구입하면 아까워진 책값.
책값 = 정가 - 할인금액으로 구입하게 되는데,
신간의 경우 할인율을 제한하는 "도서정가제"가 다음달 21부터 바뀌어 시행된다고 한다.
<주요 개정내용>
1. 정가 15% 이내에서 가격 할인과 간접 할인(마일리지, 쿠폰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용.(※가격할인은 정가의 10% 이내로만 허용)
2. 실용도서와 학습참고서(초등학생용) 도서정가제 적용
3. 구간도서의 도서정가제 적용. (※시장 상황에 따라 도서의 효율적 재고관리와 합리적 가격 책정에 따른 소비자의 후생을 위해 발행한 날로부터 18개월이 경과한 도서는 출판사가 적정한 절차에 따라 정가를 변경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함)
4. 국가기관, 지자체 도서관 등에 판매하는 간행물에 대한 도서정가제 적용. (※사회복지시설을 제외한 모든 기관 적용) |
취지는 대부분의 책값에 미리 할인을 감안한 거품이 과도하게 끼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인율을 제한하면 자연스럽게 도서정가가 제자리를 찾아 내려간다는 주장이다.
요즘 어딜가나 동네서점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서점은 대형서점에 먹혀버렸고, 그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시현한 대형서점의 할인공세 영세한 책방은 견뎌나질 못했던 것이다. 당장 동네서점은 정가대로 책값을 받으려 하는데 반해, 인터넷 전국 배송을 통한 몇 몇 대형서점은 수십%까지 할인된 가격을 통해 책 시장을 거의 장악해 버린 것이다.
소형 서점이 사라진 지금 이제 그들만의 세상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연히 책 시장에서 큰 손들의 입김이 세어질 것이고, 그동안 출혈경쟁 하듯 할인율 경쟁으로 버텨온 시장에서 도서정가제 개정을 통해 새로운 타협점을 찾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취지대로 가격상승은 과도기적 현상으로, 차츰 가격이 제자리로 찾아갈지 두고보아야 겠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신간의 경우 할인율을 10~15프로로 제한함으로써, 당장 책을 구입 하고픈, 하여야만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구간의 경우 정가 자체를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니, 급하지 않은 책은 조금 두고 볼 일이다. 요즘 연일 도서정가제 시행전에 빨리 사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볼 듯이 대형 서점 사이트에서 할인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가를 할인율 만큼 낮춰 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쨋든, 최근 휴대폰 시장에서 소위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는 안사고, 기업은 못파는 현상이 나타나, 소비자든 판매자든 모두 윈윈(win-win)하지는 못하고 있는 어정쩡한 현실이 도서정가제와도 절묘하게 겹쳐진다.
<아래는 동아일보 기사 일부>
출판계는 "정가제가 도입되면 책값 거품이 빠져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할인 판매를 고려해 책 정가를 높게 책정해온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한국출판인회의와 민음사, 문학동네, 열린책들, 은행나무 등 개별 출판사에 문의한 결과 정가제 시행 이후 책값을 낮출 예정인 곳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종이 값 등 원가가 오르고 있어 책값을 내릴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나무 주연선 대표는 "당장 책값을 낮추는 출판사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할인경쟁이 없어지면 가격 경쟁이 생길 것이고 1년여의 조정기를 거쳐 책값이 10∼15% 정도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반감을 우려해 원가를 공개하려는 출판사도 있다. '휴머니시스트'는 신간 출간 시 홈페이지에 제작원가를 공개해 합리적 가격임을 어필하겠다는 방침이다.
○ 헌책 재조정 가격은 신간 70% 수준 결정될 듯
새 도서정가제 법안에 '발행 후 18개월 지난 책은 정가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점도 도서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출판계는 재(再)정가가 신간의 70%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정가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재정가를 매기지 않겠다고 선언한 출판사들도 있어 재정가 수준은 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판단체들은 문체부와 함께 21일 민관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했다. 문체부 박민권 미디어정책국장은 "'자율도서정가협의회'를 구성해 거품 가격을 책정하는 출판사에 착한 가격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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